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기획'이라는 단어 앞에서 작아지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기획 의도가 뭐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상사나 클라이언트의 이런 질문에 등줄기가 서늘해진 적이 있다면, 혹은 화려한 PPT 디자인보다 더 본질적인 '알맹이'를 채우는 법이 고민이라면 오늘 소개할 책이 완벽한 해답이 될 것입니다.
바로 박신영 저자의 <기획의 정석>입니다.
기획이라는 모호하고 거대한 산을 누구나 오를 수 있는 10개의 계단으로 쪼개어 보여주는 이 책은, 출간 이후 수많은 기획자와 마케터들에게 '교과서'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저 역시 책을 덮으며 "아, 이게 바로 정석이구나"라는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1. 책 소개 (Basic Info)

- 도서명: 기획의 정석 (무에서 유를 만드는 10가지 기획 습관)
- 저자: 박신영
- 출판사: 세종서적
- 출간일: 2013년 5월 (이후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 저자 소개: 대학 시절 공모전 23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공모전의 여왕'으로 불렸습니다. 제일기획 입사 후 기획의 최전선에서 활약했으며, 현재는 '폴앤마크' 소장으로 수많은 기업과 대학에서 기획과 프레젠테이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 핵심 메시지: 기획은 '나'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들의 뇌 속에 그려지는 그림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10가지 논리적 사고의 흐름(Flow)을 제시합니다.
2. 읽고 느낀 점: 기획은 '재능'이 아니라 '습관'이다
① 막막함을 뚫어주는 10가지 정석의 힘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쉽다'는 것입니다. 보통 '기획서 작성법'을 다룬 책들은 지나치게 이론적이거나, 반대로 너무 스킬 위주(PPT 단축키 등)에 치우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기획의 정석>은 그 균형을 절묘하게 맞춥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10가지 기획 습관(Focus, 4MAT, Why, Draw, Definition, Divide, Concept, Action, Expectation, Storytelling)은 기획자가 뇌를 사용하는 순서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저는 그동안 기획을 할 때 "무엇을(What) 할까?"부터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상대방의 뇌는 '왜(Why)'를 먼저 궁금해한다"고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언어로, 상대방이 얻게 될 이익을 명확히 하라'는 저자의 일관된 메시지는, 제가 그동안 작성했던 제안서들이 왜 거절당했는지를 뼈아프게(하지만 시원하게) 알려주었습니다. 특히 막연하게 둥둥 떠다니는 아이디어들을 논리적인 구조(4MAT: Why-What-How-If)에 맞춰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그럴듯한 기획서의 뼈대가 완성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입문자에게는 친절한 가이드이고, 경력자에게는 흐트러진 기본기를 다잡아주는 나침반 같은 책입니다.
② 뇌에 꽂히는 '한 장의 그림'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또 하나의 포인트는 '도식화'의 중요성입니다. 줄줄이 늘어놓은 텍스트보다 잘 정리된 도식 하나가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저자는 수많은 예시를 통해 증명합니다. 단순히 "보기에 예쁜 그림"이 아니라,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자극하는 논리적인 그림"을 그리는 법을 알려줍니다. 책을 읽고 난 후, 저는 보고서를 쓸 때 무작정 글부터 쓰기보다는 빈 종이에 네모와 화살표를 그리며 전체 구조를 잡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업무 시간이 단축되고 결과물의 퀄리티가 달라지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③ 에필로그: "떨림은 설렘의 다른 이름이다" 사실 기술적인 내용 못지않게 제 마음에 깊이 남은 부분은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였습니다. '공모전의 여왕', '기획의 고수'라 불리는 저자이기에, 저는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무대 체질이고 발표의 달인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자신의 솔직한 민낯을 고백합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설 때마다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들. 완벽해 보이는 프레젠테이션 뒤에 숨겨진 수없는 리허설과 불안감. 저자는 말합니다. "발표불안은 누구에게나 있다. 다만 그것을 철저한 준비로 덮느냐, 아니면 불안에 잡아먹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이 대목에서 저는 큰 위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 또한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잠을 설치고, 사람들 앞에 서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경험을 자주 했거든요.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저렇게 대단해 보이는 사람도 똑같이 떨고 두려워하는구나." 이 동질감은 책의 앞부분에서 배웠던 10가지 기술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기획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고, 그 시작은 기획자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떨림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것을 더 완벽한 기획을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켰습니다.
3. 마무리하며: 당신의 기획은 안녕하십니까?
박신영의 <기획의 정석>은 단순히 "기획서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매뉴얼이 아닙니다. 이 책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타인과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던집니다.
지금 책상 앞에 앉아 하얀 모니터 커서를 보며 한숨 쉬고 있는 분들, 혹은 열심히 준비한 기획안이 자꾸만 반려되어 자존감이 낮아진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10가지 정석을 따라 천천히 생각의 근육을 키우다 보면, 어느새 상대방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진짜 기획자'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기획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정석대로만 한다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이 '자신감'입니다.
책을 덮고 나서 문득, 우리가 하는 모든 말이 곧 '기획'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심 메뉴를 제안하는 것부터, 연봉 협상을 하는 것, 그리고 가족과 여행 계획을 짜는 것까지. 우리는 매 순간 누군가를 설득하고 내 생각을 팝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Why(왜 해야 하는가?)'와 'Expectation(그로 인해 얻게 될 기대효과)'을 명확히 하는 습관은 비단 업무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질을 높여주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저처럼 "발표만 하라고 하면 염소가 되는" 분들이라면, 꼭 에필로그까지 꼼꼼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기술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따뜻한 위로까지 덤으로 얻어가실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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