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넷플릭스 리뷰] 흘러간 시간, 들리지 않았던 마음들... '우리의 계절은'

103105 2026. 1. 19. 16:39

주말 오후, 넷플릭스 알고리즘이 저를 이끌었습니다. 평소 제 취향을 간파했는지 <우리의 계절은>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추천하더군요.

"좋아할 만한 영화"라며 띄워주는 썸네일에서 묘하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향기가 났습니다. 1시간 남짓한 짧은 러닝타임에 옴니버스 형식이라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맥주 한 캔 따면서 '킬링타임'이나 하려고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 저는 자세를 고쳐 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1. 킬링타임인 줄 알았는데, '감성 타임'이었다

세 가지 이야기 중 제 마음을 가장 세게 두드린 건 '러브 인 상하이(Love in Shanghai)' 에피소드였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일까요? (농담 삼아 남성 호르몬이 줄고 여성 호르몬이 늘어서라고 핑계를 대봅니다만...) 뻔하다면 뻔할 수 있는 첫사랑과 엇갈림의 이야기가 왜 그리도 묵직하게 다가오던지요.

2. "나는 왜 그 때 그 소리를 듣지 못했을까"

극 중 주인공이 뱉은 이 대사 한 마디가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습니다.

오래된 카세트테이프 속에 담겨있던 진심, 그리고 그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린 주인공의 후회. 그 장면을 보며 저 역시 지난날을 되감기 해보게 되더군요.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너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았구나."

당시에는 내 감정이 중요해서, 혹은 사는 게 바빠서 흘려들었던 누군가의 진심 어린 목소리들이 뒤늦게 귓가에 맴도는 듯했습니다.

3. 미래의 내가 지금을 안타까워하지 않기를

영화는 지나간 계절을 그리워하지만, 저는 다가올 계절을 생각합니다.

이미 흘러가 버린 말들은 주워 담을 수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 내 곁에 있는 소리들은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먼 훗날, 또다시 소파에 누워 "그때 왜 그 소리를 듣지 못했을까"라며 지금 이 순간을 안타까워하는 일은 없어야 할 테니까요.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의 작화를 보고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으로 오해하시곤 합니다. 정확히는 신카이 마코토가 소속된 제작사 '코믹스 웨이브 필름'이 중국의 하오라이너스와 합작해 만든 작품입니다.

감독은 다르지만, 코믹스 웨이브 특유의 '빛을 활용한 작화'와 '아련한 감성'은 여전합니다. 화려한 판타지보다는 소소한 일상 속의 낭만을 찾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